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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28 20:54
<special feature> 놈은 놈을 알아본다
 글쓴이 : CINETOON (121.♡.156.251)
조회 : 2,744  




놈은 놈을 알아본다

김지운 송강호

김지운 감독, 송강호의 인연은 자그마치 10년 너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초록물고기>, <넘버3>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톡톡 튀는 억양과 캐릭터로 전대미문의 유행어 내 말에... 토토토토토토다는 새끼는 배반형이야 배반형..배신 배신형!을 만들어낸 송강호는 지금 말로는 블루오션급 배우였다. 그의 재능을 진작에 눈치챘던 것일까. 김지운 감독은 그를 능청스럽고 어리숙한, 어떻게 보면 별 생각이 없어 보이고 단순무식한 영민이란 캐릭터로 <조용한 가족>에 투입시켰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반칙왕>은 어땠는가. 직장에서 빌빌대다 부장의 코브라트위스트를 풀기 위해 프로레슬링을 배우는 대호송강호의 가능성을 충무로 바닥에 확실하게 인식시켜준 작품이었다.

이후 송강호는 승승장구하며 한국영화계에는 없어선 안될 최고의 배우로 거듭났다. 그리고 배우로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던 정점의 순간에 그는 또다시 김지운 감독과 마주했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드넓은 만주벌판을 오토바이 하나로 내달리는 이상한 놈 태구. 김지운 감독이 애초에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인 태구는 말 그대로 이상한 놈이다. 말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만주 벌판을 누비는 열차털이범으로 영화의 문제와 말썽의 진원지에 늘 존재하는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로 언제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다.

그 놈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다

김지운 이병헌

이병헌은 얼핏 좋은 놈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그렇다. <내 마음의 풍금>에선 맘씨 좋은 총각 선생님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북한군과 우정을 나누는 군인으로 <그 해 여름>에서는 눈부신 사랑을 나누는 풋풋한 대학생 등장한다. 그러니 웬만해선 그를 나쁜 놈이라 볼 수가 없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했던 <쓰리, 몬스터>에서 맡았던 영화감독 캐릭터도 실상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인간 본원의 욕망과 갈등을 그대로 표출해 냈을 뿐 악당이라 하기엔 약한 감이 없지 않다. 김지운 감독은 이런 그를 일찍이 <달콤한 인생>에서 냉철하고 명민한 완벽주의자로 둔갑시켰다. 아마도 그것은 김지운 감독의 뛰어난 선구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일찍이 송강호의 가능성을 발견해 냈듯이 이병헌에게서도 새로운 얼굴을 본 것이다.

''라고 묻지 않는 과묵한 의리, 빈틈 없는 일 처리로 보스 강사장의 절대적 신뢰를 획득, 스카이라운지의 경영을 책임지는 선우. 이 폼나는 캐릭터를 통해 이병헌은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제쳤다. 순수한 청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줄 아는 순애보를 지닌 캐릭터들을 버리고 그간 숨겨왔던 또 다른 얼굴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느와르 <달콤한 인생>을 경계로 그는 선 굵은 남성적 드라마에서 그의 매력이 보다 훌륭히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악인조차도 그가 연기하면 묘한 감성을 띄는 것은 그의 섬세한 표현력 덕분이다. 집요하고 잔인하고 야비하며 때로 광기까지 비치는 캐릭터, 놈놈놈의 창이 또한 이병헌으로 인해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자력을 내뿜는 강렬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태어났다.

폼 나는 놈은 그 놈뿐!

김지운 - 정우성

사실 김지운 감독과 정우성은 작품으로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 김지운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정우성이 그간 출연했던 작품을 보자면 굳이 만날 이유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놈놈놈을 위해서 김지운정우성이라는 카드를 뽑아야만 했을 것이다.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놈 도원 캐릭터는 충무로의 인물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정우성 만한 배우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멋드러지게 말을 탈 줄 알고 달리는 말 위에서 샷건을 폼나게 쏴댈 수 있는 배우라. 말이 필요 없다. 이 역은 당연히 정우성이 해야만 한다.

정우성은 몸으로 언어 못지않게 많은 걸 표현해야 하는 배우라는 존재에 걸 맞는 본능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배우다. 액션에선 더욱 그러하다. 춤을 추듯, 물 흐르듯 그러나 딴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선을 그리며 기품 있고 아름답게 움직인다. 놈놈놈의 도원은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남성적인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확장 시킨 캐릭터. 질주하고, 쏘고, 때론 활강도 서슴지 않는 정우성도원은 배우가 행동하고 연기하는 것을 보는 쾌감이 뭔지 실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