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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26 18:07
<영화강좌 - "영상 연출 기초와 스토리보드의 이해"> 제2강 - 프레임의 이해 : 프레임의 의미
 글쓴이 : CINETOON (123.♡.85.26)
조회 : 2,292  
2. 프레임의 이해

(1) 프레임의 의미


이미지를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든 예술 영역의 작품들은 일정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사진, 그래픽 아트, 회화, 만화, 영화, 심지어 퀼트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프레임(Frame)은 그런 예술 작품들을 담고 있는 틀을 가리킨다. 시각 이미지를 이용한 예술가들은 그 프레임 안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펼쳐놓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프레임은 작가들이 자신의 주제를 펼치는 데 있어서 처음으로 선택하는, 예술 표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화가가 이젤의 사이즈나 모양을 결정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물론 커다란 종이를 구한 뒤 그림을 그려나가다가 자기가 원하는 그림은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고 멈출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작가는 자신의 예술혼을 펼칠 세계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작품이 어떤 모양으로 나올 것인지 알지 못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미지의 테두리에 해당하는 프레임은 사소하게 보아 넘기기 쉽지만 모든 일의 출발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은 영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모든 영상물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상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프레임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 듯 하다. 하기야 고민할 것이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한다. 영상 분야와 다른 이미지 예술 분야 사이에는 프레임의 유연성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프레임의 유연성

회화를 비롯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은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 프레임의 모양이나 크기, 비율 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있다. 그야말로 주제를 담아내는 틀이 창작자의 수 만큼 이나 다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타원 모양의 조그만 펜던트에 담긴 초상화도 있고 커다란 건물의 외벽에 그려진 그림도 있는 것처럼. 일정한 모양의 테두리를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이든 표현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지가 못하다. 일단 모양에서 가로가 기다란 직사각형의 모양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하기야 억지로 마음을 먹는다면 동그란 모양의 영화를 만들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카메라 렌즈에 동그란 테두리를 붙여서 나머지 부분은 가리고 찍던지, 아니면 편집할 때 일일이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하는 부분만 빼고 나머지는 오려 내든지. 하지만 그래 봤자 볼 때는 네모난 화면에 동그란 이미지를 볼 수밖에 없다. 아니면 스크린도 또 만들어 내든지... 어지간해서는 가로가 기다란 직사각형을 벗아 날 수 없는 게 영화의 운명이다. 

영화는 한 명의 작가가 열심히 그리거나 찍거나 해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물론 돈도 많이 들어간다. 요즈음은 혼자 작업하는 작가들도 종종 보이지만 그런 작업 뒤에도 엄청나게 복잡한 공정들이 있고, 그 공정이 오늘의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적이고 산업적인 결정들이 있어 왔다.

그러다 보니 뭔가 표준화작업이 필요하다. 그 복잡한 과정을 각기 자기 마음대로 진행한다면 얼마나 심한 혼선이 빚어질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인가? 그래서 어느 정도의 형식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몇 가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정도의 유연성을 발휘해 온 것이다.    

이 유연성이 유리가 흔히 ‘화면 종횡비’ 혹은 프레임 레이트(Frame Rate)'라고 부르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는 화면의 세로와 가로의 길이의 비율을 가리키는 것인데, 기본적으로는 화면이 얼마나 넓은 것인가를 나타내는 것이며 영화의 스펙터클함의 정도를 표현해 주는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감독들이 영화를 촬영하는 데 있어 가장 첫 번째로 등장하는 선택의 기로이기도 한 ‘화면 종횡비’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프레임의 시점

영화 이외의 시각 예술 작품들은 단 하나의 시점만을 가진다. 회화나 사진 등의 작품에서 작가의 시점이 변화하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다. 물론 하나의 프레임안에 다양한 피사체들을 동시에 늘어놓아 마치 여러 개의 시점이 한 프레임안에 공존하는 것처럼 표현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여러 개의 고정된 시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지 시점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카메라는 어지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감독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영화 기술의 발달 과정은 그런 움직임의 자유스러움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유스러운 카메라 이동은 영화적인 표현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가 되어 왔다. 그 결과로 프레임 내부에서 시점의 이동은 점점 자유로워지고 있으며, 덕분에 관객들은 스파이더맨을 따라 뉴욕의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고, 네오를 따라 고속도로 위를 질주하는 차 위를 뛰어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결국 스토리 보드 작업은 유연성이 제한된 프레임과 다양한 시점의 가능성을 이용하는 영화를 2차원 평면에 미리 표현해 내는 청사진을 만들어 내는 작업인 것이다.